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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PD 임피디
안녕하세요, 임피디님.^^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임피디
안녕하세요. 저는 방송으로 입봉한 지 10년 정도 되었고 지금은 지자체에서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영상을 만드는 사람을 피디라고 하지 않고 크리에이터라고 하더라고요.
현재 크리에이터와 피디라는 이름 사이에서 혼란을 겪고 있고 이쪽 바닥에선 꽤 오래된 사람입니다.
스스로는 제 정체성을 독립 PD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방송국, 프로덕션, 개인자영업까지 가리지 않고 일을 해왔습니다.
피디가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임피디
대학에서 영상을 전공하긴 했는데 사실 글쓰기에 더 관심이 많았어요. 졸업 후에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공모전과 신춘문예를 준비했지만 잘되지 않았고 제 재능이 고민되더라고요.
어머니가 빈둥거리고 있는 자식이 한심하셨는지 절 보실 때마다 ‘차라리 공장 가서 기술이라도 배워라’ 하셨는데
그때 마침 부산에 있는 영상미디어센터에서 <다큐멘터리 제작과정> 수업을 발견했어요. 이거라도 해보자 하고 시작했는데 의외로 적성에 잘 맞았어요.
수료 후에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프로덕션에 무작정 문을 두드렸고 서울에 있는 작은 회사에서 일을 배우면서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죠.
다큐 PD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무엇인가요?
임피디
납품일을 어기지 않는 능력과 눈치. 전 그게 부족해서 크게 성공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인적 네트워크도 중요하고요. 관찰력과 창의력, 인내력은 기본인 것 같아요. 물론 방송과 뉴미디어 업계에 국한된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흔히 PD 하면 콘텐츠 제작만 생각하게 되는데요, 그 외에 많은 업무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대체로 PD가 담당하는 업무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임피디
사실 PD의 의미가 프로듀서인데 예전에 영상 작업하는 사람들이 거의 방송국에 있다 보니까 의미가 그렇게 굳은 것 같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지금은 영상 콘텐츠 제작을 하는 사람들을 크리에이터라고 부르는 분위기고요.
방송 쪽으로 국한하자면 PD도 분류가 굉장히 다양해요. 저같이 제작을 위주로 하는 독립 피디가 있고 방송국에는 편성PD, 예산이나 기획만 담당하는 PD도 있습니다. CP와 같이 책임프로듀서도 있고요.
과거에 하는 일이 뭉쳐있었다면 지금은 더욱 세분화 되어 있어요. 비정규직과 정규직, 파견직, 본사에 하청받는 업체에 소속된 PD 등 그 위치에 따라 하는 일도 다 다릅니다.
예전에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방송업계 구조가 건설업 하청 구조와 비슷한 면이 많다고 하시더군요. 그만큼 복잡하다는 이야기지요. 여기에 연기자와 출연자까지 더해지면 구조는 한층 복잡해질 겁니다.
방송 PD도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협회가 있나요? 있다면 어떤 곳이며 어떤 권리를 보호 받습니까?
임피디
한국PD연합회라는 큰 조직이 있습니다.
그곳은 주로 방송국 정규직 PD가 중심입니다. 저같이 소속이 없는 프리랜서나 프로덕션에 속해 있는 PD들은 한국독립PD협회라는 단체에 가입되어 있으신 분들도 있습니다. 역시 정규직 중심이지만 민주노총에 언론노조도 있고요.
최근에는 비정규직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故이한빛 PD의 유족과 뜻이 맞으신 분들이 모여 만든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와 방송스태프노조, 방송작가들이 중심이 되어 뭉친 방송작가유니온도 있습니다.
요즘은 OTT 플랫폼의 성장이 두드러집니다. 이런 현상이 PD님이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영향을 느끼시나요?
임피디
교양PD인 저에게 아직 직접적으로 와닿는 영향은 적은 것 같습니다.
OTT 시장은 주로 예능이나 드라마 관련 PD들에게 영향이 많은 것 같아요. OTT가 뉴미디어로 대표되는 유튜브에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방송국의 수입 대부분이 광고인데 기업들의 광고시장이 뉴미디어 쪽으로 옮겨지면서 레거시 미디어는 많이 어려운 상황이고요. 코로나 악재로 전체적인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플랫폼이 커진다는 것은 구글, 네이버와 카카오와 같은 대기업들의 영향력이 더 커진다는 건데 아직 방송법은 낡은 채로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방송 PD와 방송 실연자(탤런트, 성우, 출연자 등)는 대체로 어떤 관계입니까? 어떤 관계를 지향하십니까?
임피디
동반자죠.
좋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함께 해야 하는 소중한 스텝입니다.
교양프로그램을 만드는 입장에서 성우님들은 말할 것도 없이 중요하신 분들이고요, 저는 재연프로그램을 2년 정도 제작했는데 출연자들의 연기에 따라 방송의 질 자체가 달라지더라고요.
그리고 배우님들의 의견에 따라 동선이나 대사가 완전히 바뀌기도 했습니다. 연출방식에 따라 다를 수도 있지만
저는 출연자가 작품의 피와 살이라고 생각합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더 중요하겠지요.
PD님이 제작한 방송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콘텐츠는 무엇인가요?
임피디
최근에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다가 EBS에서 만들었던 방송을 유튜브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92세의 할머니와 어머니를 모시는 막내아들의 이야기를 담은 휴먼다큐였는데 그때는 유튜브가 활성화되지 못해서 시청자들의 반응을 시청률로만 확인할 수 있었어요.
유튜브 댓글로 사람들의 의견을 볼 수 있으니까 새로운 경험이더군요.
그 방송이 40만 회 가량 조회수를 기록했는데 거기에 따르는 광고 수입은 저와는 무관하니 은근히 부아가 치밀기도 했습니다.
PD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입니까?
임피디
내가 만든 콘텐츠를 보고 누군가 잘 봤다고 이야기해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창작자라면 모두 같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 시청자에게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면 그것보다 더 보람된 것은 없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