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소식

실연자의 풍부한 표현력과 연기력은 영상 산업 발전의 매우 주요한 동력이다. 그러나 이들이 대중에게 선사하는 즐거움과는 반대로 실연자를 보호하는 수준은 여전히 미비하다. 현행 저작권법은 특약이 없는 한 저작자 및 실연자의 권리를 영상제작자에게 양도되는 것으로 추정하기 때문이다. 특히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SVOD 플랫폼은 법적 토대가 없다는 것을 이유로 협회와의 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어, 이들로부터 적절한 사용료를 받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협회의 주요한 이슈 중 하나이다.

이를 위해 해외 사례를 조사하던 중 SCAPR(세계실연권집중관리단체연합)의 연결로 FIA(국제 배우 연맹, International Federation of Actors)가 주최하는 두 번의 세미나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SVOD 플랫폼 사용료 징수와 관련된 해외의 다양한 선진 사례를 참고하고자 한다는 요청에 FIA의 사무총장 도미닉 루커가 최근 FIA 회원 단체 사이에서도 관련한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협회가 FIA의 회원은 아니지만 관심이 있다면 예정된 세미나에 참석하는 것은 어떤지 제안을 해온 것이다. 여러 단체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는 훌륭한 기회로 참석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시차로 인해 5월 16일 새벽 시간에 진행된 첫 번째 세미나는 미국 SAG-AFTRA와 캐나다 ACTRA의 모델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되었다. 노동조합이 어떻게 협상을 이끌어 가는지, 사용료가 어떻게 산정되고 적용되는지 살펴보고, 실연의 적극적 보호 방법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특히 미국의 SAG-AFTRA는 노동조합의 강력한 협상력을 바탕으로 가장 적극적이고 선진화된 사용료 징수 구조를 갖춘 단체 중 하나이자, 우리 협회와 사용료 징수분배 구조가 아주 유사한 단체로 어떻게 하면 우리 사정에 맞게 적용할 수 있을지 내부 검토를 이어갈 예정이다.

6월 13일에 열린 두 번째 세미나에서는 호주 MEAA, 스웨덴 Scen och Fim, 영국 Equity의 모델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어졌다. 특히 영국의 협상 담당자는 넷플릭스와의 협상 과정에서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를 겪었다고 이야기하며 SVOD 플랫폼과의 협상이 얼마나 어려운 과정인지를 실감케 했다. 두 번의 세미나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전 세계의 실연자 단체들도 협회와 유사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뿐만 아니라 영상물 제작 및 유통이 글로벌화됨에 따라 실연자 단체 간의 국제적 협력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임을 실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서로 다른 국적과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실연자 권익 보호라는 공통의 목표를 향해 협력하는 것만이 우리 역시 국제적 수준에 부합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방법일 것이다.

협회는 이번 세미나를 통해 전 세계의 동료들로부터 얻은 아이디어와 자료를 바탕으로 한국의 실연자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