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저작권청
(USCO)
은 2025년 1월 AI와 저작권의 법적, 정책적 쟁점에 관한 보고서 ‘저작권과 AI, 제2판:
저작물성
(Copyright and Artificial Intelligence, Part 2: Copyrightability)
’을 발표했다.
이 보고서의 핵심 골자는 생성형 AI가 생성한 콘텐츠와 이에 대한 법적 저작권 인정
여부에 대한 기준을 밝힌 점이다. 이 보고서에서는 ‘인간의 개입’ 없는 AI 창작 콘텐츠는
저작권보호를 받을 수 없으며, ‘프롬프트 입력’만의 기여는 인정받지 못한다고 밝히고
있다.
AI가 창작한 생성형 결과물은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며, 인간 창작자가 개입된 경우에
부분적 보호가 가능하다는 의견으로 요약 가능하다. 이 보고서는 국내외 생성형 AI와 관련한
저작권법과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Open AI 2024년 2월 ‘Sora’영상의 등장으로부터 1년여가 지난 지금 이미지/영상 생성형 AI
기술을 생성한 콘텐츠 생성은 다양한 분야에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예를 들면, 이미지 영상
광고의 경우 이제는 배우가 프랑스, 런던 등으로 촬영을 가지 않아도 그 배우의 얼굴을
기반으로 영상, 이미지를 생성해 내서 광고 자료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아래 그림처럼 다
촬영된 영상에 원래는 없던 광고판을 생성해서 집어넣을 수도 있다.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은
상황을 현실에서 일어난 것처럼 자연스럽게 이미지/영상에서 연출하는 것이 생성형 AI
기술의 발전으로 가능해지고 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생성형 AI를 포함한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불과 몇 달 전에도 불가능하던 것들이 한두달 사이에 가능해지고 있다. 단순하게
딥페이크처럼 사람의 얼굴만 바꿀 수 있던 기술이 몇 년 전 기술이라면 지금은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
얼굴만 바꾸는 것보다 몸을 바꾸는 것이 더 큰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영상/이미지에서 바꾸는 것만이 아니라 생성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실연자의 권리는 언제든
침해받을 수 있는 상황에 놓여 있다. 기술의 발전은 주 단위로 일어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무방비 노출된 AI 학습데이터 속 실연자
이제 논의를 시작하는 국내 사정
방송 실연자 특히 연기자의 경우에는 저작인접권, 퍼블리시티권, 인격권(초상권, 성명권
등)의 권한을 가진다.
웹상에 올라와 있는 수많은 연예인의 사진 혹은 음성을 학습 데이터로 사용하여 AI 엔진을
개발하면 이는 저작인접권 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학습을
진행한다고 해도 막을 방법은 없다.
AI 모델 튜닝 기술을 보유한 업체에서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 가능한 상황이다. 이를
상업적으로 사용하면 퍼블리시티권을 침해받을 수 있다. AI로 생성된 목소리가 특정 성우의
목소리로 나온다고 하면 이 권리 침해에 해당한다.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이를
법제화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초상권,
성명권, 인격권 등 생성형 AI를 통해 침해 될 수 있는 방송 실연자들의 권리는 수없이 많다.
실제로 아래 그림(원본은 영상)은 서거 80주년인 독립운동가 고하 송진우 선생님을
생성형으로 생성한 영상에서 발췌한 그림이다. 남아 있는 사진(10장 미만)도 많지 않은
독립운동가의 사진을 기반으로 영상을 생성할 수 있을 만큼 기술이 발전해 있는 상황에서
특정 연예인의 실사 영상을 만드는 것은 더 이상 큰 문제가 아니다.
앞서 언급했던 미국 특허권청 보고서와 생성형 AI 결과물을 연계하면 실연자의 권리 문제는
더욱 심각해 질 수 있다. 미국 특허권청의 보고서에서의 핵심은 ‘사람의 처리가 가미되지
않은 생성형 AI 결과물의 저작권은 없다’는 점이 요점인데, 이 경우 특정인을 처리하지 않고
생성하면 저작권이 없다고도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 또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된다.
셀 수 없이 많은 이미지, 영상, 음성 데이터가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어 있는 지금 방송
실연자들의 권리는 지금도 아무도 모르게 침해당하고 있을 수 있다. 인터넷 크롤링을 통해
무분별하게 수집된 데이터는 다양한 생성형 AI 엔진 개발에 활용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수많은 생성형 AI 업체들은 결과물 생성 시 키워드 필터링 등을 통해 이를 방지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불법적인 사이트 등에서의 음성적인 활용이 사실처럼
유통될 수도 있고, 수많은 허위 영상이 만들어져도 이게 허위인지 일반인은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기술이 발전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생성형 AI는
고삐 풀린 야생마인가?
생성형 AI 기술은 그 발전 속도에 가속이 붙어 있는 상황이다. 거의 매달 새로운 기술이
발표되고, 이를 활용한 서비스가 개발된다. 이전 수작업으로 진행되던 많은 영상 작업이
AI를 통해 대체되고 있으며, 더욱 많이 대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드라마 영화 등의 피부 보정 같은 경우, 기존 수작업으로 진행하였으나, AI 솔루션을
이용하면 비용과 속도 측면에서 크게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없는 것을 만들 수도
있고, 있는 것의 가공도 사람이 알아보지 못하는 수준으로 가공이 가능한 단계에 벌써
기술의 수준은 올라와 있다.
관련 법 제도를 논의하는 포럼에서 지금 AI 기술은 ‘고삐 풀린 야생마’란 표현을 사용하는
변호사분을 만난 적이 있다. 기술이 너무 빨리 치고 나가고 있고, 이에 대한 이해도는 AI
전문가들조차도 따라가려면 지속적인 학습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법률, 제도의 ‘고삐’가
야생마를 따라 올 수 없는 것은 자명하다. 어떤 게 문제인지조차 정확하게 파악하는데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무조건 금지하기도 어렵다. 이미 생성형 AI는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으며, 다른 컴퓨팅 기술과는 다르게 삶 전반을 매우 빠르게 변화시켜 가고
있다. ‘학습 데이터에 대한 규제만 풀어주자’, ‘생성형 AI 결과물에 대해서 모두 규제하자’,
‘결과물에 대한 가공이 없을 때만 규제하자’, ‘모두 다 풀어주자’ 등 다양한 관련 주장들이
현재 존재한다. 확실한 점은 이 모든 주장들이 생성형 AI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이야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누구나 인지하고 있듯이 앞으로 콘텐츠 관련
산업에서 생성형 AI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방송실연자도 자신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에 관심을 기울여야만 한다. 언제
어느 곳에서 자신들의 권리를 침해받을지 모르는 일이다.
예전에는 단순하게 얼굴만 합성한다든지, 프린트물에 포토샵을 통한 권리 침해가
일어났다면, 이제는 생성형 AI를 통해 그러한 문제가 생겨나고, 이 문제는 법 제도 안에서도
불법인지 아닌지 구분하기가 매우 어렵다. 관련 서비스가 글로벌 서비스인 점은 더욱 그
판별을 더욱 어렵게 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기술의 발전 속도는 AI 관련 산업에 종사하며,
관련 기술을 끊임없이 공부하고 있는 필자도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다. 모든 분야에서
특히 법제도 분야에서 이를 따라 올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규제가 정답은 아니지만,
규제가 없는 것도 정답이 아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야생마를 그대로 두기엔 그 속도가
너무 빠르다.
최재호
맥케이 대표이사, 고려대학교 컴퓨터학과 박사
Context-aware 생성형 AI 엔진 개발, 생성형 AI를 활용한 광고 솔루션 개발, AI CCTV 개발
등 AI 비전 관련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주식회사 맥케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동양대학교 겸임교수, 연세대학교 연구교수 등을 역임했으며, 2024년 IEEE 저널에 논문
2편을 등재하는 등 지속적인 연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