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라는 수식어 외에 그 어떤 수식어도 떠오르지 않는 사람.
연극무대와 드라마 속에서 오직 배우로만 존재하던 사람.
서글서글하고 장난기 가득한 눈빛도 ‘연기’라는 단어만 나오면
웃음기가 사라지고 예리하게 빛나는 사람.
배우 양형욱을 만났다.
대화를 나누는 중간중간 그는 ‘빅마우스’ 대사를 읊었다.
그때마다 그 자리에 유쾌하고 다정하게 인터뷰하던 인간 양형욱은 없었다.
날카롭고 슬픈 눈빛에 회한 가득한 목소리로 말을 건네는 빅마우스만 있을 뿐.
배우 양형욱에게 연기는 온 삶을 걸고 달려온 하나의 길이었고, 앞으로도 가고 싶은 길이었다. 그의 몸과 눈과 목소리를 통과했던 수많은 인물이 그 안 어딘가에 차곡차곡 담겨 있었다.단순한 ‘흉내’에 그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던 배우 양형욱이 그 반짝이는 눈에 담을 다음 인물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