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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영화감독
김지현
이번 호에서는 AI 배우가 실제 제작 현장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지금, AI 영화 작업을 통해 AI 캐릭터의 감정 표현과 서사를 직접 실험해 온 김지현 교수의 시선을 통해 실연자들이 이 변화 앞에서 마주하고 있는 불안의 지점은 무엇인지, 또 어떤 기준으로 선택을 이어가야 할지를 들어봅니다. 김지현 교수는 2025년에는 AI Film Awards Venice, Black AI FEST, Seoul International AI Film Festival 등 주요 국제 AI 영화제에서 3관왕을 수상하며, 기술적 완성도와 서사적 연출력을 동시에 인정받았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AI 배우가 실제 제작 현장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지금, AI 영화 작업을 통해 AI 캐릭터의 감정 표현과 서사를 직접 실험해 온 김지현 교수의 시선을 통해 실연자들이 이 변화 앞에서 마주하고 있는 불안의 지점은 무엇인지, 또 어떤 기준으로 선택을 이어가야 할지를 들어봅니다. 김지현 교수는 2025년에는 AI Film Awards Venice, Black AI FEST, Seoul International AI Film Festival 등 주요 국제 AI 영화제에서 3관왕을 수상하며, 기술적 완성도와 서사적 연출력을 동시에 인정받았습니다.
Kobpra Webzine Vol.93   글. 박세나   사진. 김성헌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사진과 영상 작업을 하며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김지현입니다. 주로 AI 기반 영상과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창작을 통해, 전통적인 제작 방식과 AI 기술의 결합을 탐구하고 있으며, 한국 콘텐츠가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K-POP AI 그룹 ‘PRADIS’가 유튜브 데뷔 후 짧은 시간 안에 글로벌 팬덤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기획 의도와 창작자로서 부여하고 싶은 의미는 무엇인가요?

저는 AI 기술을 단순한 도구로 보기보다, 창작의 흐름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영화적 문법’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 문제의식에서 PRADIS21 프로젝트를 결성하고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오래전부터 인간의 감정과 정체성, 그리고 기술과 인간 사이의 긴장 같은 주제들을 다루고 싶었지만, 이를 시각적으로 구현할 기회는 많지 않았습니다. AI는 이러한 상상과 감정을 현실적인 이미지와 서사로 옮길 수 있게 해준 매우 효과적인 도구였습니다. 특히 단일 장면이 아니라, 서사적 세계관 전체를 담아낼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그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 K-POP AI 그룹 PRADIS입니다.

PRADIS는 지현, 승희, 은지 세 명의 캐릭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은 단순히 음악과 퍼포먼스를 위한 존재가 아니라 제가 다루고자 했던 주제와 감정, 그리고 한국적 정서를 ‘이야기와 노래’라는 형식으로 전달하기 위한 세계관의 확장 장치입니다. 데뷔 약 50일 만에 유튜브 구독자 수가 약 1만 4천 명에 이르며, 전 세계적으로 자연스러운 팬덤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PRADIS는 단순한 기술적 실험을 넘어, AI라는 도구를 통해 한국의 감정과 서사를 새로운 방식으로 전달하려는 예술적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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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한 해 AI 국제영화제 3관왕을 수상하셨습니다.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국제 무대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한국적 정서와 AI 기술의 결합이 신선하게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AI 영화제는 기존 영화제와 기본적인 심사 기준은 동일하지만, 여기에 더해 제작 과정에서 생성형 AI 기술이 어떻게 창의적으로 활용되었는지도 함께 평가합니다. 단순히 기술이 사용되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기술이 새로운 미학과 서사를 창출했는가”가 핵심적인 판단 기준입니다. 아직 국내 AI 영화제는 기술적 완성도에 조금 더 비중을 두는 경향이 있지만, 해외에서는 기술의 활용도 중요하게 보면서도 이야기와 감정이 주는 울림을 더 중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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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을 사용했다는 사실과 상관없이,
마음속에만 존재하던 세계를 화면 위에 구현해 나가는 경험은
예술가로서 깊은 감동을 주는 순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AI 영화 작업은 작가님께 어떤 의미가 있나요?
AI의 등장으로 이제는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순간, 곧바로 시각화하고 실제 작품으로 완성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습니다. 이 변화는 단순한 편리함을 넘어, 과거에는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포기해야 했던 상상들을 다시 현실로 불러오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시간 하나하나가 제게는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기술을 사용했다는 사실과 상관없이, 마음속에만 존재하던 세계를 화면 위에 구현해 나가는 경험은 예술가로서 깊은 감동을 주는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AI가 단순히 제작비를 줄여주는 도구를 넘어, 상상력을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다시 창작자에게 돌려준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이 진보할수록 상상력과 스토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교수님의 상상력은 주로 어느 순간 시작되나요?
요즘은 카메라가 워낙 흔해졌죠. 휴대폰만 있어도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대니까요. 그럼에도 저는 여전히 제가 좋아하는 렌즈 하나와 카메라 하나를 들고, 오래된 골목을 걷는 시간을 좋아합니다. 그냥 지나가면 아무것도 아닌 풍경처럼 보이지만, 카메라를 들고 천천히 걷다 보면 그 골목에 쌓인 시간들이 보일 때가 있습니다. 가끔은 정말 무당이 된 것처럼, 그 공간의 시간이 스치듯 느껴지기도 하고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상상이 시작됩니다. 이렇게 걷고 사진을 찍는 일은 졸업한 이후부터 이어져 온 꽤 오래된 습관입니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골목의 분위기를 바라보는 것도 좋고, 꼭 유명하지 않더라도 조용히 좋은 공간을 발견하는 즐거움도 큽니다. 요즘은 새로운 경험을 만날 기회가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서, 오히려 더 의식적으로 이런 시간을 만들려고 합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그 하루 자체가 오래 남는 좋은 기억이 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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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영화를 작업하면서, 기술적으로 가장 크게 달라졌다고 느낀 지점은 무엇인가요?

미드저니는 초반에 한글 표현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결과물의 일관성도 상당히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구글이 TPU 기반으로 학습한 새로운 모델을 선보이면서 상황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이번 변화는 체감될 정도로 분명했고, 한글 표현 역시 거의 완벽에 가까워졌습니다. 해상도 또한 4K까지 가능해지면서, 예전 같으면 한 달에 천만 원 이상을 투자해야 얻을 수 있었을 결과물을 이제는 텍스트 입력만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느낍니다.

이런 환경이 되다 보니, 과거와 같은 방식만을 고수해서는 경쟁력을 갖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습니다. 결국 한 단계 위의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인 거죠. 저 역시 예전에 영화나 드라마에서 드론 촬영을 하며 친한 감독과 “이제 얼마 안 남은 것 같은데”, “너도 마찬가지잖아” 하며 농담을 주고받곤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말이 꽤 정확했습니다. 실제로 요즘은 드론 촬영을 포함한 많은 작업을 AI로 진행하고 있고, 변화는 이미 현장 깊숙이 들어와 있다고 느낍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AI를 얼마나 많이 사용하는가보다
어떤 이야기를 만들고 어떤 감정을 전달할 것인가입니다.
강렬한 비주얼은 관객의 시선을 잠시 사로잡을 수는 있지만,
관객을 오래 머물게 하고 감정적으로 반응하게 만드는 힘은
장면을 지탱하는 서사에서 나옵니다.
AI가 제작의 많은 부분을 대신하게 된 시대 작품의 본질은 어디에서 결정된다고 생각하시나요?

AI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은 분명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복잡한 장면은 비교적 수월하게 구현하면서도 아주 단순한 수정이나 미세한 조정은 오히려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영화들에서도 AI 기술이 부분적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대중의 반응이 폭발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AI가 뛰어난 그래픽을 구현하더라도, 결국 관객이 집중하는 것은 이야기와 정서, 즉 서사에 대한 몰입이기 때문입니다. 강렬한 비주얼은 관객의 시선을 잠시 사로잡을 수는 있지만, 관객을 오래 머물게 하고 감정적으로 반응하게 만드는 힘은 장면을 지탱하는 서사에서 나옵니다.

저는 AI가 창작의 효율성과 시각적 완성도를 높여주는 도구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그것이 작품의 본질을 결정하는 요소가 되기에는 아직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AI를 얼마나 많이 사용하는가가 아니라, 어떤 이야기를 만들고 어떤 감정을 전달할 것인가입니다. 작품의 가치와 감동을 결정하는 것은 여전히 창작자의 세계관과 상상력입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AI가 만든 영상’ 그 자체보다는, AI를 통해 확장된 서사가 관객에게 어떤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지에 더 집중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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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이 연기자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는데, 실제 작업을 해보신 입장에서 배우들이 가장 주목해야 할 지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우려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작업을 하며 느낀 점은, 일반적인 연기가 AI로 대체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우주 전쟁처럼 대규모 스케일의 장면은 비교적 쉽게 구현할 수 있지만, 한 인물의 섬세한 감정 변화나 말의 속도, 표정의 미묘한 호흡과 같은 인간적인 디테일은 AI가 자연스럽게 구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AI가 배우의 연기를 대체하기보다는, 오히려 새로운 장르의 문을 열어주는 도구에 가깝다고 봅니다. 우리나라는 드라마나 사회적 서사에는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SF 장르에서는 상대적으로 경험이 많지 않습니다. 그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제작비 문제입니다. 하지만 기술 환경은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아바타> 같은 영화에서 배우의 얼굴에 모션 캡처를 적용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수준의 장비로도 유사한 작업이 가능해졌습니다. 제작비의 문턱이 낮아지면, 한국에서도 SF를 포함한 다양한 장르 영화가 훨씬 더 많이 만들어질 수 있고, 그만큼 배우들이 도전할 수 있는 역할과 세계 역시 넓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변화하는 이런 상황에서 실연자가 꼭 알아야 할 부분은 어떤 점이 있을까요.

다만 분명히 조심해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바로 AI 캐릭터와 초상권 계약 문제입니다. AI로 장편 영화나 감정이 깊이 개입된 작품을 만드는 것은 여전히 어렵지만, 초상권 계약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실제로 영국의 한 배우가 생활하기가 어려운 시기에 AI 초상권 계약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체결했다가, 이후 자신의 얼굴이 아프리카 반군 장군 역할로 AI 영상에 사용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본인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맥락에서 이미지가 활용된 것입니다. 그래서 AI 초상권과 관련된 계약을 체결할 때는, 얼굴이나 이미지가 어떤 방식으로 사용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하고, 원치 않는 사용에 대해서는 거절하거나 철회할 수 있는 조항이 계약서에 명확히 포함되어야 합니다. 이 부분은 앞으로 배우들에게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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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앞으로의 비전과 계획을 알려주세요.

작가분들 중에는 하나의 작품을 위해서라면 비용을 아끼지 않는 분들도 많습니다. 카메라나 장비를 선택하는 태도를 보아도 그렇고요. 그만큼 각자 가슴속에 꺼내고 싶은 이야기나 감정을 품고 계신 분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분들이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조금 더 쉽게 꺼내놓고, 사람들과 더 많이 소통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습니다. 각자가 가진 채널을 통해 좋은 작품들이 더 많이 공유되고, 그것을 본 사람들이 감동을 받게 된다면 그 감정은 자연스럽게 더 많은 사람에게 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우리는 모두 바쁘고 치열하게 살아가다 보니, 여유가 부족해지고 사회 전반의 분위기도 다소 팍팍해진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감정을 건드리는 작품들을 더 자주 접하게 된다면, 얼어 있던 감성들이 조금씩 풀리고 사람들 사이의 대화나 관계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하게 됩니다. 그런 이유로 저는 계속 현장을 찾아다니며, AI를 보다 쉽고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나누고 있습니다. 기술 그 자체보다도, 각자의 마음속에 있던 이야기가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돕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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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RADIS 케이팝 프라디스 ©https://www.youtube.com/@KPOPRAD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