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드라마 데뷔기

배우
공성하


청초하면서도 강단 있는 눈빛, 조곤조곤하면서도 확신이 있는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매력적인 배우, 공성하. 자연스럽게 몰입되는 일이 삶의 행복을 준다는 그녀는 인터뷰 내내 연기에 대한 애정뿐만 아니라 행복한 삶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했다. 배우 공성하의 행복한 삶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사진학도에서 배우가 되고, 독립영화에서 드라마로 넘어오기까지 그 여정을 좇아 보았다.

KoBPRA WEBZINE WRITE.S vol.84  INTERVIEWER 차영남   PHOTO 더웨이컴퍼니 제공    

배우 공성하의
시. 작.


안녕하세요, 공성하 배우님.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안녕하세요, 배우 공성하 입니다.
현재 JTBC <닥터 슬럼프>라는 드라마에서 이홍란이라는 역할로 3월부터 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대학 때 사진을 전공하셨어요. 사진과 배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어릴 때 사물놀이에서 장구를 오래 쳤는데, 그때부터 공연을 많이 다녔어요. 스물한 살까지는 장구를 친 것 같아요. 국내외로 공연하러 다닐 때마다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어 기록해 왔어요. 저는 필름 카메라를 항상 들고 다니거든요. 무대와 사진 중에 고민하다가 사진으로 진로를 정했어요. 사진학과에 입학해서 대학 생활을 했는데, 당시 전공이 아닌 학생도 수강할 수 있는 연극학과 수업이 있어서 수강 신청을 하게 되었어요. 그때 들은 연기 수업에 흥미를 느껴 부전공으로 연극학과를 선택했죠. 그 인연으로 연기 수업을 많이 듣게 되고, 아마 그때가 배우로서의 삶도 시작된 것 같아요.


연기와 사진, 영화는 처음에 사진을 연속적으로 이어 붙인 예술이잖아요. 비슷한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그 둘의 공통적인 매력이라던가, 혹은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사진이 한 장에 스토리를 담고 표현해야 하는 찰나의 예술이라면 영화와 연기는 스토리 텔링과 플롯이 중요한 것 같아요. 영화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시각적인 이유가 컸지만 계속하면서 이야기의 구성이 매우 큰 요소라고 생각이 됐죠.
이야기 구성안에서 인물로 수행하고 실현하는 것이다 보니 사진과 연기는 크게 다른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사진을 전공할 때는 텍스트와 그렇게 가깝지 않았는데 연기는 텍스트 기반이다 보니 텍스트와 많이 가까워졌다는 점도 있어요. 그리고 연기를 하면서 사진을 보는 관점이 조금 달라져서 전시를 볼 때도 그 시대와 그 작가가 살아온 여정이나 작품이 만들어진 계기 등에 대한 해석을 좀 더 폭넓게 생각하게 됐어요. 하지만 사진과 영화가 동시에 저에게 영감을 주는 건 공통적인 점이죠. 현재는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극화하고 대본으로 만드는 작업 등에 대한 계획도 있어요. 둘 다 여전히 공부 중입니다.


배우 공성하의
결.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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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필순 뮤직드라마 <그때 그 아인> 스틸컷



2014년 단편영화 <단발머리>로 데뷔를 하셨어요.
네, 연기의 시작은 <단발머리>가 맞아요. ‘미장센 영화제’도 가고 좋은 경험이었죠. 하지만 저에게 데뷔라는 개념은 <특별시민>인 것 같아요. 사실 그전에도 작품에 참여하고 연기를 했지만, 초반엔 경험을 쌓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다양한 작품에 도전했어요. 중간에 미국으로 유학을 다녀온 후, 2016년부터 배우를 해야겠다고 본격적으로 다짐했죠. 프로필 사진을 제출했는데 다행히 오디션 기회가 생겼고 캐스팅이 됐어요. 그렇게 <특별시민>을 시작으로 게속 연기를 하게 됐어요.


그 후로 다양한 작품에 참여하고 드라마 SBS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에 출연하셨어요. 드라마로는 처음 얼굴을 알리는 계기가 된 작품인데, 캐스팅 과정과 함께 작년 SBS 연기대상 신인상을 받았던 소감도 나눠주세요.
회사에서 오디션을 잡아줘서 감독님과 미팅을 했는데, 맡은 역할이 기자 역이다 보니까 사진학과 시절의 이야기를 했어요. 저는 카메라를 항상 들고 다니는 사람이었고, 기자와 사진작가 모두 무슨 일이 생길 때 ‘기록해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는 공통점에 관한 이야기를 했는데 감독님께서 마음에 들어 하셨던 것 같아요. 원작 속 프로 파일러들에 대해 느꼈던 흥미로움이나 생각도 많이 나눴어요. 그리도 저도 왠지 최윤지 기자 역을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기질이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S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는 수상을 해서 기뻐하기엔 정신이 너무 없었어요. 생방송이 지닌 현장감과 진행하시는 MC분들의 순발력에 감탄한 기억이 더 큰 것 같아요. 많은 배우가 한 자리에 모여 있는 모습을 보는 것도 신기했고요. 사실 무대에서 수상했을 때보다 시상식에 초대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더 놀라고 뿌듯함을 느꼈던 것 같아요. 물론 부모님이나 지인들은 엄청 신기해하고 좋아해 주셨죠. 하지만 상을 받았다고 배우로서 자세가 바뀐 건 크게 없어요. 연기력이 갑자기 급상승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꾸준히 열심히 해야죠. (웃음)


<닥터 슬럼프>에는 어떤 배역을 맡으셨나요? 맡은 역할에 어떤 준비를 하고 계신가요?
이홍란 역이에요. 이홍란은 산부인과 마취과 의사이자 박신혜 배우가 맡은 역할의 절친인데 지금까지 맡았던 역할 중에 가장 밝고 쾌활한 성격을 가진 캐릭터에요. 제가 이전에 했던 작품들과는 가장 다른 성격인데, 오디션 기회가 왔을 때 도전해 보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어요. 감독님과 미팅 때도 확신을 드리고 싶어서 많이 노력했던 것 같아요. 저의 이전 작품들만 보셨다면 다소 저를 차분하게만 볼 수 있으니, 저에게도 밝고 명랑한 성격이 있다는 걸 말씀드리곤 했죠. (웃음)

배우 공성하의
마.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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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배우의 길을 달려오셨어요. 지금, 배우로서의 삶은 어떤가요?
연기하는 일이 제 성향과 잘 맞는 것 같아요. 사람에 대한 호기심도 많고 이야기에 대한 관심도 많아요. 물론 부차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부분도 많아요. ‘연기만 잘하면 되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시작했는데, 배우로서 삶을 유지하는 게 다양한 방면에서 노력해야 한다는걸 느꼈어요. 사람에 관해 공부하고, 내면을 상상하고 이해하려하다 보니까 사람을 바라볼 때 깊이감이 생기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아요. 연기력을 키워 나가면서 사람으로서도 성장하게 만드는 직업 같아요.


연기에 도움이 되는 공성하 배우만의 루틴이 있다면?
배우들의 루틴은 생각보다 단순한 것 같아요. 건강한 생활 습관과 잘 쉬는 게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자연과 가까이 있는 걸 좋아해요. 자연 속에 있으면 릴랙스되는 편이라 많이 찾아다니는 편이에요. 지금 살고 있는 집을 구할 때도 나무가 많이 보이는 집을 찾아서 계약했어요. 집에 있을 때도 편안한 상태가 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누구나 자기만의 릴랙스를 찾아야 되는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엔 어떻게 해야 활기를 찾을 수 있는지 고민하고, 여행도 가고 사진도 찍으며 저만의 릴랙스를 찾아서 살아가고 싶어요. 아, 그리고 최근에 업라이트 피아노를 하나 구입했는데 피아노를 칠 때 명상하는 기분이 들어서 좋더라고요.


연기, 사진, 음악, 정말 다양한 분야에 깊은 관심을 두고 계시는데요, 우리가 예술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일인 것 같아요. 어떤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되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굳이 필요하지 않은 일일 수 있지만, 예술이라는 분야가 삶에 굉장히 밀접하잖아요. 저도 예술을 해야겠다는 마음보다는 자연스럽게 이끌려서 하게 된 것 같아요. 할 때 즐겁고 곁에 있으면 행복해지는 일들을요. 연기, 음악, 사진 사이에 있을 때 가장 ‘나답다’고 느껴지고, 삶을 활기차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공성하 배우님에게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자연스럽고 건강하게 사는 거요. 예전에는 일을 해내야 하고 오디션에 붙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는데, 지금은 조금 더 자연스럽게 몰입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고 그런 자연스러운 몰입이 예술뿐 아니라 삶에도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해요. 한 번뿐인 인생인데 주변에 고마운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과 소중한 시간, 진짜 깊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시간이 정말 너무 빨리 흘러가잖아요. 꾸준히 다이어리를 쓰는 편인데, 예전 일기를 읽고 정리를 하다 보니 사랑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 만들어서 좋은 시간을 같이 보내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군분투했던 시절이 있는데 지금은 주변에 도움 요청도 많이 하고 나누는 것도 많아졌어요. 같이 공유할 때 발생하는 힘이 저를 더 성장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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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더 많은 활약을 보여줄 공성하 배우님을 응원합니다.
이렇게 제 이야기를 독자분들과 공유하게 되어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모두 가자의 즐거움이 있고 때론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하겠지만, 스스로를 잘 챙겨주고 지금 충분히 잘 하고 있다고 칭찬해 줬으면 좋겠어요. 독자분들에게 좋은 일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작품도 기대해 주시고 관심있게 지켜봐 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