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 스크린 은 방송 매체를 벗어나 출판, 전시, 공연, 유튜브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활동을 확장하며 평소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화면 너머의 실연자들의 다채로운 생활을 찾아보는 코너입니다.

여성 연예인 최초 전통주 소믈리에!
방송인 김민아

KoBPRA WEBZINE 89  글.  이한빛

방송을 통한 인연이 자격증 취득으로

어떤 일을 좋아한다고 해서 모두가 자격증을 따고 전문가가 되려고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런 것들이 온전히 좋아할 수 있는 마음을 해칠 수 있다는 생각에 취미로 남겨두곤 하는데, 반대로 더 깊이 알고 싶고 더 많이 좋아해서 전문가의 영역에 조심스레 발을 내딛기도 한다.


항공사 승무원을 거쳐, 단아한 모습으로 날씨를 전하던 기상캐스터로 얼굴을 알리고, 웹예능을 비롯한 다양한 방송에 출연하며 기존 이미지를 벗어던지며 아슬아슬 선을 넘을 듯 말 듯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시청자를 놀라게 하더니, 이번엔 여성 연예인 최초로 전통주 소믈리에 자격증을 취득해 다시 한 번 모두를 놀라게 만든 방송인 김민아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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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인터뷰 with 김민아
소믈리에 자격증까지 취득할 정도면 평소에도 술을 좋아했을 것 같아요. 소믈리에에는 와인 외에도 워터, 티, 전통주, 사케 등 종류가 다양하던데, 그중에서도 ‘전통주 소믈리에’ 자격증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그저 술을 즐기는 한사람으로 살던 2020년 어느 날, 이마트에서 제작한 유튜브 프로그램 <술기로운생활>에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한국 최초로 술로 세계사를 쓰신 명욱 교수님, 개그맨 이용진님과 함께 여러 양조장을 방문하여 술 빚는 법을 체험해보고 직접 시음도 해보는 등 전통주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취지로 만든 콘텐츠였는데요. 그때의 인연으로 명욱 교수님과 주변 분들과 함께 가끔 술 모임을 갖고 지내다가 올해 초 전통주 소믈리에 공부를 한 번 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의를 받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 전까지는 존재하는지 모르고 있던 자격증이라 더욱 흥미가 생겼고 교수님의 밀착 과외로 한 번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따고 나서야 제가 여자 방송인 최초라는 걸 알게 되었네요. 이런 영광이!
왠지 ‘소믈리에’하면 술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지만 기본적으로 미각이 남들보다 예민해야 할 것 같아요. 시험을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소믈리에라 하면 와인 소믈리에가 시작이지만 지금은 의미가 확장되어 감별사로의 뜻으로 많이 쓰입니다. 실제로 위스키 소믈리에, 사케 소믈리에, 전통주 소믈리에 등 분야가 상당히 넓어졌죠. 기본적으로 소믈리에는 요리에 어울리는 주류를 페어링하고 고객의 취향을 파악해 추천하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풍부한 경험과 예민한 미각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 기본 소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통주 소믈리에 시험 역시 그 부분을 중요하게 평가합니다. 1차는 필기시험, 2차는 실기시험으로 이루어져있는데 실기시험에는 블라인드 테이스팅이 높은 비중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전에 주류 리스트를 공개하고 그 가운데 4~5가지의 제품이 문제로 나옵니다. 수험생들은 맛을 보고 어떤 제품인지, 어느 양조장에서 만들었는지, 어떤 주/부재료를 사용했는지 맞추어야 합니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약주나 탁주의 경우 색만으로도 구분되는 경우가 많지만 증류주는 오로지 맛과 향으로만 답을 찾아내야 해서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시험 전에 최대한 여러번 마셔보고 보관 온도에 따라서도 어떻게 다른 느낌을 주는지 경우의 수를 최대한 늘려서 파악해 보려 노력했습니다.
자격증에도 등급이 나뉘어 있던데 취득하신 인터미디에이트 다음 등급인 어드밴스드와 마스터는 일정기간 실무 경험이 있어야 자격이 주어지더라고요. 혹시, 직접 관련 가게를 창업하거나, 실무 경험을 쌓아볼 생각도 있으세요?
지인들에게는 종종 이야기 하는데 사실 포차를 차리는 게 꿈입니다. 제가 제일 많이 마실 것 같기는 하지만..(웃음) 워낙 애주가라 아지트도 만들 겸 경력과 경험도 쌓을 겸 언젠가는 꼭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한식입니다. 날이 쌀쌀할 때는 전골에 증류주 한 잔 걸치고, 비오는 날에는 빈대떡에 탁주를, 나물이 제일 맛있는 봄에는 여러 약주와 함께 즐기면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고 보면 제 꿈은 '주모!!!'인듯 하네요.
전통주 소믈리에가 됐다고 하면 주변에서 전통주 추천과 함께 어울리는 안주 페어링에 대해 많이 물어볼 것 같아요. 최고의 조합으로 꼽는 전통주와 안주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세시주’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계절을 알리는 술이라는 뜻으로 조상님들이 명절과 절기에 맞춰 빚었던 술인데요. 대표적으로 한 해가 시작할 때 마시는 도소주(사악한 기운을 잡는 술이라는 의미), 꽃피는 봄의 계절에는 진달래꽃의 두견주, 송순으로 빚는 송순주, 추석에는 햅쌀로 빚는 신도주 등 풍류를 즐길 줄 알았던 지혜가 엿보입니다. 이렇게 때에 맞는 술은 역시 제철 음식과 함께하면 최상의 시너지를 냅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명주도 역시 그 지역의 특산물과 함께하면 최고이고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조합은 전남 해남의 해창주조장에서 만드는 해창막걸리와 남해의 신선함을 가득 담은 제철회와 해물탕입니다. 개인적으로는 18도를 좋아하지만 구하기가 쉽지 않은 관계로 12도와 15도를 자주 즐기고 있습니다. 워낙 유명하고 맛있는 술이라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리지만 역시 바닷내음과 최고의 궁합 아닐까요.
전통주가 좋아 시작했지만 전문 자격증을 취득한 뒤로는 마냥 전처럼 애주가 모드로 술을 즐기지 못할 때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떠세요?
뭔가 조금 더 전문가적인 마인드로 술을 먹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하. 실제로 술자리에서 간혹 질문을 받기도 하는데 모르는 부분이 나올 때면 살짝 부끄러워지기도 하고요. 자격증을 취득한 뒤 부작용은 말이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그냥 취하기 위해 마셨던 때와는 달리 보이는 게 있다보니 자꾸 친구들에게 강의를 하게 되더라고요. 물론 한잔 두잔 먹으면서 취기가 올라오면 다시 음주모드로 돌아가 그저 즐기는 자가 되어있습니다.
끝으로 방송인이자 전통주 소믈리에로서 한마디 해주세요.
예로부터 술을 사랑했던 민족이니만큼 역사와 전통이 깊은 훌륭한 술들이 전국 곳곳에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거기에 전통주 붐이 오면서 새로운 양조장에서 트렌디한 제품들도 등장하고 있고요. 방송인 분들이 우리 술을 아끼고 사랑하고 많이 알려주신다면 내수를 넘어 세계에서도 '한국 술! 훌륭하지!'하며 인정받는 시대가 올 수 있을거라 확신합니다. 아직 발전할 일이 무궁무진하게 많은 전통주 업계에 대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