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크리스마스 이브, 서울 용산아이파크몰 CGV에서는 독특한 타이틀의 영화 공모전 시상식이 열렸다. 시상식의 이름은 ‘AI 나문희: 나야 문희’이다. 선례가 없기에 어떤 영화일지 유추하기 쉽지 않다. ‘AI 나문희’는 말 그대로 실물배우 나문희가 아닌 AI배우 나문희가 등장하는 영화다. AI엔터테인먼트 MCA와 배우 나문희 소속사인 콘텐츠파크 엔터테인먼트가 공동 기획했다. 파격적이라는 생각과 함께 이런 영화가 가능할까 질문할 수 밖에 만큼 낯선 장르임에는 분명하다. 최근 AI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영상 콘텐츠에서는 딥페이크를 비롯한 다양한 효과가 선보이고 있어 대중에게도 점점 친숙해지고 있다. 하지만 대중적으로 알려진 배우를 영화 전체에서 AI로 구현해 등장시킨 사례는 아직 없다.
무엇보다 낯설기만 한 분야의 도전을 받아들인 배우 나문희의 선택이 ‘AI 나문희’라는 영화를 만들어내는 데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배우 나문희는 이로써 영화제작사 MAC와 10년 동안 디지털 지식재산(IP)을 확보한 ‘1호 AI 배우’가 되었다.
참가 작품에서 AI 나문희는 세일러문이나 산타클로스로 변신하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하늘을 나른다. 시상식에 참여한 배우 나문희는 “영화 아이디어들이 정말 좋았다. 내가 가보지 못한 곳에 앉아있는 것을 보니 행복했다. 나는 이제 몸이 자유스럽지 않는데 날개를 달고 날아다니는 것도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방영 10주년을 맞은 레전드 드라마 ‘미생’이 스크린에서 특별 상영회를 가졌다. 2014년 tvN을 통해 방영된 ‘미생’은 사회 초년생인 장그레가 바둑 프로입단 실패 후, 대기업에 입사하면서 겪는 직장인의 애환과 아픔 그리고 성장을 통해 다양한 세대의 공감을 얻으며 열풍을 일으켰다. 이후 OTT에서도 꾸준히 사랑을 받으며 10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하게 레전드 작품으로 굳건히 남아있다. 이번 10주년 기념작은 드라마 20회차 중 13차를 ‘미생: 더할 나위 없었다’라는 타이틀로 극장 상영한다. 지난 12월 20일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김원석 감독, 정윤정 작가, 윤태호 작가 및 배우 이성민, 임시완, 강하늘, 강소라, 김대명, 변요한이 참석한 특별상영회를 시작으로 전국 17개 CGV극장에서 진행되었다.
특별상영회 주최측은 행사 전 연기자들의 저작권 사용허락을 위해 협회로 문의를 해왔다. 이번 기념상영회는 드라마 '미생'의 팬을 위한 행사이기도 하지만 상영 수익 일부를 자립 청소년 및 청년을 위해 기부하여 그 감동을 나눌 수 있도록 준비되었다. 협회 역시 기념상영회의 좋은 뜻을 함께하기 위해 기부금을 전달하였다. 기부금은 '꿈키움 아카데미'와 자립을 위해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 및 청년을 지원하는 전국 돌봄시설로 전달될 예정이다.
요즘은 ‘작품’이 플랫폼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영화만 상영하는 극장이라는 인식이 점차 옅어지고 있다. 이미 ‘선재 업고 튀어’, ‘정년이’, ‘내 이름은 김삼순’, ‘미안하다 사랑한다’ 등이 극장 스크린을 통해 선보였다. 극장 스크린만이 가지고 있는 ‘압도적 웅장감’이라는 극장만의 매력이 다양한 탈출구로 극장가의 활력에 긍정적 효과가 더해지길 기대한다.
최근 다양한 소재의 영화가 극장가의 활기를 더하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공포 스릴러 장르 ‘원정빌라’와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가 있다.
김선국 감독의 ‘원정빌라’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주거형태인 다세대 주택의 ‘층간소음’ 호러물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관객들의 공감을 많이 자아냈다. 특히 배우 이현우, 문정희, 방민아가 보여준 완벽한 광기의 연기가 공포감을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을 받았다.
김민하 감독의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은 개봉 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시작으로 스페인 시체스, 대만 가오슝, 스웨덴 룬드, 자카르타 등 다수의 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 초청되었다. 일반 호러 영화와 달리 독특한 소재로 주목받은 이유는 호러 장르에 소녀들의 유쾌함과 코믹적인 요소가 결합되었다는 점이다.
이런 소재적 차별화와 함께 숏폼 영화의 새로운 형식도 주목받고 있다. 손석구가 출연한 ‘밤낚시’는 어두운 밤 전기차 충전소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12분 29초에 담았는데, 관람료는 1천원이다. 짧고, 신선하고, 재미있는, 스낵무비라고 불리는 이 형식은 관람료 1천원, 3천원, 4천원 등 저렴하고, 런닝타임 또한 13분, 31분, 44분 등으로 짧다. CGV는 2024년 여름 ‘밤낚시’를 시작으로 ‘집이 없어: 악연의 시작’, ‘엠호텔’ 등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롯데시네마 역시 지난 7월 인기 유튜브 채널 ‘사내 뷰공업’의 대표 시리즈 콘텐츠 ‘다큐 황은정’의 영화버전으로 ‘다큐 황은정: 스마트폰이 뭐길래’를 개봉했다. 유튜브 콘텐츠를 극장에서 처음 개봉한 사례로 기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