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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스틸러

숏박스 크리에이터
개그맨 김원훈&조진세
KoBPRA WEBZINE Vol.88   글.  이한빛   사진.  메타코미디
채널 개설 3년 만에 최근 구독자 수 300만 명을 돌파한 숏박스! 하지만 처음부터 인기 채널로 성공한 건 아니었다. 숏박스 크리에이터 김원훈과 조진세는 KBS 공채개그맨 시절, 날개를 펼칠 수 있는 무대가 줄어들면서 현실적인 고민에 부딪혔고 그들만의 방법으로 많은 도전과 시도 끝에 숏박스를 탄생시켰다. 숏박스 만의 코미디, 일명 ‘극사실주의 예능’, ‘현실고증 예능’의 최고봉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요즘,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항상 올해 같았으면 좋겠다는 그들을 만났다.
KBS 공채개그맨과
유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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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브랜드 대상 ‘올해의 유튜브 코미디 채널 부문’ 수상과 더불어 유튜브 채널 숏박스 구독자 수 300만 명 돌파까지 축하합니다.
2022년에 이어서 올해도 ‘유튜브 코미디 채널 부문’을 수상하셨습니다. 2년 전에 비해서 조금 남다른 느낌이었을 것 같아요. 어떠셨나요?
2022년에는 아쉽게도 숏박스 멤버 모두가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어요. 이후에 ‘한 번 더 수상할 기회가 있을까’ 하며 다음을 기약하고 있었는데, 올해 다시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처음 수상할 때는 조금 얼떨떨했다면, 이번엔 약간의 부담감을 안고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유튜브 채널을 시작했던 2019년에는 KBS 공채개그맨으로 지상파라는 ‘든든한 무대’에 계셨는데요. 그 너머로 시선을 돌린 계기가 있었나요?
든든한 영역일 수도 있지만 당시 저에겐 너무나도 불안한 위치라고 생각했어요. 공채 타이틀을 가졌지만, 인지도가 없는 무명 개그맨이었죠. 어떻게 보면 웃음을 드리기 정말 힘든 위치였다고 생각해요. 물론 이런 이유만으로 유튜브를 시작한 건 아니었지만 코미디는 하고 싶은데 설 수 있는 무대는 점점 줄어들다 보니 ‘우리가 무대를 직접 만들어보자’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시작하게 된 게 유튜브 채널 ‘우낌표’였어요.
콘텐츠 제작 초반에 있었던 에피소드가 궁금해요.
저희가 우낌표를 시작한 건 2019년도였어요. 당시 서로 코너도 함께했고, 나이나 성격도 비슷해서 코드가 잘 맞았어요. 그때는 개그콘서트와 병행하면서 유튜브를 했어요. 그런데 우낌표에서 처음 제작할 때는 저희가 원하는 방향의 콘텐츠는 아니었어요. ‘깜짝카메라’, ‘친구 놀리기’ 등 누구나 하는 걸 했거든요. 그런데 자극적인 콘텐츠가 많다보니까 저희가 만들었음에도 당당하지 못하더라고요. 누군가 ‘요즘 무슨 채널하고 있어?’라고 물어보면 바로 대답을 못 하고 ‘그냥... 뭐...’ 이런 식으로 말을 얼버무렸어요. 그래서 ‘조회수 생각하지 말고 우리가 하고 싶은 코미디를 해보자’하고 다시 마음을 먹었고, 그때 만든 채널이 숏박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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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원훈 © 메타코미디

공개코미디 무대 경험으로
최대치의 공감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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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 코미디를 주 컨셉으로 하고 있지만, 대중들에겐 ‘극사실주의 예능’, ‘현실고증 예능’ 이란 말로 공유되고 있습니다. 숏박스가 더 성장한 후에는 숏박스라는 하나의 표준이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보는데요.
원훈 님께 여쭤볼게요. 작년 어느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스케치 코미디 장르를 넘어, 다른 장르를 개척하고 싶다”라는 포부를 남기셨어요. 아직 3개월이 남았지만 2024년 올해, ‘숏박스’에겐 어떤 해였나요?
숏박스로 사랑을 받고 난 이후 제 삶은 정말 많이 바뀌었어요. 해가 바뀔 때마다 ‘내가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는 개그맨이 되었지?’라고 생각하며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올해도 무탈히 활동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숏박스가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는 채널이어서 또 감사해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항상 올해 같았으면 좋겠어요. 그만큼 지금 너무 행복합니다!
코미디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공감’이 아닐까 하는데요. 기획이나 대본, 연기 등 많은 부분이 뿌리는 같지만, 유튜브 콘텐츠와 공개코미디는 접근방식이 많이 다를 것 같아요. 개그콘서트에서 배웠던 점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나요?
아마 저희가 개콘을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숏박스는 없었을 거예요. 그 때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거든요. 특히 ‘대중이 생각하는 건강한 코미디’에 대한 부분은 기본적으로 머리에 자리잡고 있어요. 공영방송 무대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얻어졌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콘텐츠를 제작할 때 보다 신중하게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편입니다.
팬들의 반응은 주로 어디서 체감하시나요? 소셜미디어는 반응이 뜨거워도 현장 분위기를 직접 느끼는 기회가 적을 것 같아요.
맞아요. 숏박스 코너 중 <장기연애>가 대박 났을 때, 정말 많은 사람들이 연락을 했어요. 그렇게 큰 관심을 받아본 적은 처음이었어요. ‘뭐지? 이게 맞는 건가?’라는 생각도 했어요. 유튜브 영상의 좋아요 수와 댓글을 보면 ‘와~ 대단하다! 정말 많은 분이 좋아하시는구나.’라고 생각은 했지만, 직접적으로 와닿진 않았거든요. 밖에서 많은 분이 알아봐 주시면 그때는 직접 느낄 수 있어요. 숏박스가 많은 사랑을 받는 채널이지만, 저희는 늘 무대를 그리워해요. 그래서 팬들의 웃음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듣기 위해 해마다 ‘부산코미디페스티벌’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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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박스를 대중들에게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한 <장기연예> 코너 중 <고깃집 편>. 왼쪽부터 개그맨 엄지윤, 조진세, 김원훈.
© 숏박스 유튜브 캡쳐 화면

유튜브 크리에이터
김원훈 & 조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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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날 것을 소재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분석하는 작업도 많이 하실 것 같은데요.
숏박스 만의 색깔을 제대로 보여줬다고 생각하는 콘텐츠는 어떤 게 있을까요?
엄청나게 많아요. 거의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저희가 직접 대본을 만들기 때문에 평소 저희 말투로 대본 작업을 한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가장 좋아하는 콘텐츠는 ‘초기연애’와 성우 강수진 님이 출연했던 ‘성우’ 편이에요. ‘초기연애’는 정말 제가 느꼈던 그때 그 시절의 감성이 담겨서 공감이 많이 되고요, ‘성우’편도 저희의 색깔을 잘 보여준 콘텐츠 중 하나라 애정합니다.
‘숏박스만의 강점’은 어디에 있나요.
아무래도 숏박스의 강점 중 하나는 저희가 공개코미디를 오래 한 개그맨이라는 점이에요. 개그도 공식이 정해져 있거든요. 구성하는 방법이나 대중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공식같은 부분은 아무래도 저희가 일반인보다는 잘 알고 경험도 많죠. 그래서 코미디 콘텐츠를 만드는 데 자신감이 있고 무엇보다 잘할 자신도 있어요!
매체에서 유튜버로
유튜버에서 다시 매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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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상파에서 활동하는 방송인들의 소셜미디어 진입이 가속화, 다양화되고 있습니다. SNS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면서, 숏박스가 소속된 메타코미디처럼 크리에이터 만의 레이블이나 기획사도 점점 규모를 갖추고 있는데요.
유튜버 초기 개인 활동과 메타코미디 소속 이후 활동을 비교했을 때,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어떤 게 있나요?
메타코미디는 저희가 행복하게 코미디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준 감사한 회사입니다. 처음에는 저희가 대본부터 편집, 기획, 각종 섭외, 소품, 의상 등 A부터 Z까지 다 했다면 지금은 함께하는 스태프들이 있어서 훨씬 좋은 환경에서 코미디를 하고 있어요.
소셜미디어 크리에이터의 인식과 영향력은 우낌표가 시작된 2019년에 비해 양적으로 질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초기 선발주자로서 ‘유튜버’ 활동을 꿈꾸는 방송인들에게 꼭 필요한 현실적 조언 한 가지를 한다면?
지금 코미디언이 설 수 있는 무대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공개 채용도 거의 없어져서 이러다 ‘코미디언’ 이라는 직업이 사라지는 건 아닌지 걱정도 돼요.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코미디를 사랑하고 소셜 미디어에서 활동하고 싶다면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강력하게 추천해요. 유튜브도 이미 레드오션이라고 말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 안에서 살아남는다면 그야말로 확실한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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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조진세 © 메타코미디

진세 님은 작년과 올해만 벌써 3편의 드라마에 출연하셨습니다. 개그맨에서 유튜버로 또 다른 영역의 확장인데요, 어떤 계기로 도전하게 되었나요?
유튜브 콘텐츠 자체가 드라마 형식으로 제작되다 보니 감사하게도 정극 연기를 할 기회를 주셔서 도전하게 되었어요. 앞으로 또 기회가 주어진다면 희극인으로서 다양한 캐릭터로 또 작품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구독자가 300만을 넘긴 ‘숏박스’ 채널이 곧 세 돌을 앞두고 있습니다. 숏박스가 꿈꾸는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요즘은 ‘늘 올해만 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지금처럼 친근한 모습으로 팬들과 많이 소통하는 숏박스로 남고 싶어요. 사실 뚜렷하게 다른 꿈은 없어요. 아마 지금 이 자리가 저희가 꿈꾸던 자리라서 그런가 봐요! 이 자리를 빌려 숏박스를 사랑하는 팬들과 구독자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여러분들에게 건강한 웃음을 드릴 수 있는 숏박스가 되겠습니다!